후기, 비하인드

합심일체 2022 참가 및 BIG SHOT 파트 후기/비하인드

거위꽥꽥 2023. 1. 27. 14:44

안녕하세요. 거위에요. 드디어 귀국에 성공했어요. 역시 집이 최고야.

 

일단 글을 보시기 전에 

이 파트가 들어있는 합심일체 2022를 시청해주실 것을 강제해요. 보라고.

 


합심일체의 참가와 BIG SHOT의 선곡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BIG SHOT을 선곡하려고 합심일체에 참가했습니다.

(지금 보면 그렇게 좋은 자세는 아닌 거 같긴 해요...)

왜 하필 합심일체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마 합심일체 2021의 SAVE the World 파트가 인상깊게 남음과 동시에,

합심일체 2022 참가 이전 챕터 2 출시로 인해 극에 달했던 델타룬 뽕이

같이 작용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합심일체 참가작으로는 그냥 적당히 BIG BROTHER 영상을 30초 정도로 만들어서 냈던 거 같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대충 1년 전 영상인데 어쩜 이렇게 시발 못만들었을까.

아무튼 합격한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해요.

 

선곡 당시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면,

전 그 당시 오로지 BIG SHOT 하나만 보고 합작에 참여했기 때문에

일단 무조건 BIG SHOT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BIG SHOT이라는 선곡 자체도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참 애매하다고 느꼈던 게,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세를 충분히 떨치고

수많은 작품을 남긴 언더테일과는 다르게, 델타룬은 언더테일과 비교해서

작품도 그렇게 많지 않고, 챕터가 나뉘어져서 출시하는 바람에 인기는 절감되어버린 지라,

만약 이 곡이 선정되어서 내가 열심히 네타와 디테일을 섞은 작품을 시청자들이 생소해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선곡 채널에 빅샷을 올리기 전부터 내재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렇게 걱정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거 같은 이유가 생기더라고요.

 

2021년 미디제4의 THE WORLD REVOLVING 파트
2022년 드럭스토어 투고된 BIG SHOT 단일곡 합작

영상 두 개 다 좋으니 일단 보시라요.

합성계에 델타룬에 관련된 작품들이 어느정도 올라오더라고요.

사실 저거 말고도 국내 작품들이 꽤 많은 편입니다

또, 이 작품들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합성계가 델타룬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

라는 느낌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이 느낌에 힘입어 과감하게 해당 곡을 선곡하게 되었습니다.

미디제4 최초공개 당시 THE WORLD REVOLVING 파트가 나오자 놀란 제가 적은 글이에요

 


 

다른 선곡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냥 그 당시 많이 듣던 노래를 선곡했습니다.

첫 번째 곡은 봄망초였습니다. 그 당시 합성계에서 유행 풍조가 시작하는 느낌이 보이는 곡이기도 했고,

작년 합심일체에 선곡되었던 같은 작곡가의 밤을 달리다가 우연찮게 생각나기도 해서 해당 곡을 선곡했는데,

결국에는 완장사마에게 사골곡이라는 이유로 짤렷어요 ㅠ

근데 이후에 봄망초 MAD가 많이 나온 걸 보면, 잘린 게 맞아 보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곡은 메뚜기 월드였습니다. 이게 어느샌가 인터넷에서 뜨는 걸 보고

'아 요즘은 이런 게 유행이구나'하고 너무 생각없이 선곡했던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심지어 그 유행의 근원지가 어느 코 큰 스트리머인지도 몰랐으니...

그 때 당장에 생각한 아이디어는

"메뚜기 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가 3번 반복되니 여기에 합심일체 시리즈를 맞춰 오프닝으로 선곡하자"

였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아쉬운 선곡이었어요. 이거 말고 우리들의 비상천칙이나 선곡할걸...

 

 


 

선곡 과정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조교곡과 비조교곡을 나눠서 투표를 했습니다.

한쪽 종류의 곡에 너무 치우치지 않게 선곡을 하게 만드는 좋은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투표 결과를 따지면, 5표로, 월야(3파트)와 똑같은 표를 받았어요. 

이정도 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정도 표를 받았다고 해서, 합작에 무조건적으로 선곡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정확하게 기억나는 건 아닌데, 합심일체는 투표를 통해 선정된 상위권 곡들만 필수로 들어가고,

중위권 정도의 곡은 틀에 들어가도, 안 들어가도 좋다는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5표 정도면 당시 1위였던 베토벤 바이러스/플라워 댄스의 10표의 절반에 미치는 정도라,

딱 중위권이라서, 자칫하면 합작에 아예 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도 있던 겁니다.

틀 제작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그냥 지켜보거나 

제 곡을 열심히 어필해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더군다나 틀들의 현황을 보니, 빅샷이 들어있는 틀이 딱 한 개밖에 없어서

사실상 그 틀이 탈락하면, 여기에 온 이유가 상실되는 거라서, 당시 심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딱 한 표 차이로 웰빙공기밥님의 빅샷이 들어있는 틀이 당선되어,

제 합작 참가 의의가 무의미하게 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전체적 구상 및 제작 과정


파트 방 생기자마자 인사하고 바로 구상부터 적는 제 클라쓰에요

일단 방이 생기자마자 소실 파트와 연결 부분을 생각해냈습니다.

소실을 상징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옛날 티비와 델타룬 챕2에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tv가

바뀌는 연출을 선보이면 멋질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마지막에 델타룬 티비 속 연설가의 소실이 나오는 걸로 그렇게 실현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구상을 머릿속으로만 하기에는 어려워서, 시나브로 2의 페이퍼마리오 파트 구상 영상과 비슷하게

현재 선정된 틀을 바탕으로 파트 구상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위에서 말한 구상 영상, 의외로 진짜 큰 도움이 됐어요.

위 동영상이 실제 영상을 제작 할 때 어느 정도 기반이 깔려 있다 보니까

구상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일이 없어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시간 많으면 파트마다 이렇게 할까봐요.

 

또, 부득이한 사정으로 컴퓨터로 작업이 불가능해졌을 때, 메모로 다시 한 번 세세하게 구상을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hsBIG_SHOT_221204_125502.txt
0.01MB

위 영상과 해당 파일이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 최종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구상들이 들어있어요.

 

우여곡절 시험과 컴퓨터 고장이 한꺼번에 밀려와 시험이 끝나도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내려온

투고 연기는 정말 구제의 빛과도 같았어요. 다시한번 머장님께 대가리 박아요.

 


본격적인 작업 과정으로 들어가기 전, 파트 제작에 가장 큰 우려가 됐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그래픽 작업'이었습니다. 델타룬은 도트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게임인데 반해, 현재 사용해야 하는 소재들은

현실 소재였기 때문에, 이 도트 스프라이트들을 어떻게 살릴 지가 이 파트의 가장 큰 관건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3개의 의견이 나왔던 거 같은데,

 

 

첫번째는 도트와 현실 이미지를 그대로 합성하기

작년 여름 즈음에 제일 처음에 올라왔던 스프라이트 합성 이미지

저는 사실 도트 그래픽 제작자 분들이 직접 나서지 않았더라면 이 방향으로 계속 가려고 했었습니다.

저 사진만 봐도 제 개인적 입장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2022년 합작 '짬텐도 메들리'에서 발췌

실제로 저 방법을 시도한 작품도 여럿 있던지라, 그냥 당연하게 이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산되었습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원본 스프라이트를 잘라서 애니메이션을 넣는 방법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OM13qaYQM0

녹두로의 게임 '그려라 터치' 플레이 영상

약간 이런 느낌으로다가 스프라이트의 팔다리 부분을 하나씩 쪼개고,

관절에 펜툴 애니메이션을 집어넣어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합작 말기, 12월 초중반 즈음에 구상되었던 방법이었는데, 이후 합작의 투고일이 연기되고,

제작자분들의 시간적 여유 역시 늘어나 이 방법 대신의 밑의 3번째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이자 3번째 방법은, 그냥 원본 스프라이트를 하나하나 소스에 맞게 변형시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겁니다.

첫번째 의견이 무산된 이후에, 그냥 도트를 따로 찍자는 합작원분들에 의견에 따라, 

어떻게든 스스로 도트 그래픽을 제작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합작에서 유일하게 제가 제작한 스프라이트

그 결과가 무지 처참하긴 했지만... 첫번째 스프라이트를 완성하고 있는 도중에,

할리가이님께서 '제가 직접 한번 해보겠습니다'를 시전하시며 이후 메챠쿠챠 파트 대부분의 스프라이트를

수정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합작 파트들의 제작이 현생이나 다른 합작 마감들로 미뤄지기 시작하면서, 

이 파트도 어느 정도 비상이 걸려 위의 2번째 구상이 나왔던 겁니다. 하지만 합작의 투고 연기로 인해

도트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후에 파트 완성 1~2일 전에, 베토벤 바이러스 파트 영상을 맡으신 LuckyMouse님께서

크리스(김보성)의 스프라이트를 조금 더 수정해주셔서 아주 멋진 도트 그래픽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 제가 아주 아낍니다. 님들 없었으면 이 파트 어떻게 되었을지 저도 장담 못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이스터에그


 

사실 이 부분을 제가 제일 많이 공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토비 폭스가 제작 총괄을 맡은 언더테일이나 델타룬 두 게임 모두 이스터에그/미스터리들로

아직까지도 둘러싸여 있는 게임이라 저도 이런 스타일을 조금이라도 모방해보려 노력했습니다.

 

우선, 파트의 화면비는 델타룬의 화면비인 4:3 비율을 채용했습니다.

이 선택이 아직까지 잘 한 건지는 모르겠네요.

이 장면, 사실 로고가 원본이 아닙니다.

 

수정본이 좀 더 많이 뭐가 들어가 있는 느낌인데,

로고 해부를 해보자면,

양 날개는 비둘기, 중앙 원은 철모, 밑 삼각형은 비락식혜 병 윗부분과 핏자국이었습니다

사실 저 심볼을 제작할 때, 사실 비둘기랑 철모 부분만 생각해 놓고 제작을 시작해서,

나머지는 그냥 개억지로 꾸겨넣었습니다. 나중에 효과 이것저것 넣고 원본처럼 만들어 보니,

소재로 뭐가 들어갔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냥 심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이 이스터에그의 한을 여기서 풀어봅니다.

다음은 상점 장면입니다.

 

해당 장면에서 1225 면발은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합작의 투고일을 의미합니다.

위 사진에서 H. CROWN은 Hㅏㅂ성제의 왕관을 의미하며,

숫자 65와 220은 조조의 향년 나이와 사망 년도를 뜻합니다.

 

위의 '오륀지'라는 문구는 원래 다른 문구였으나, 제작 과정에서 삭제되고 현재의 문구로 변경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힌트를 드리자면, 제가 저 장면을 제작할 당시 어느 합작의 좋아요 개수/조회수 입니다.

 

MS-페인트는 MicroSoft 페인트, 즉 그림판을 뜻하며,

1985는 그림판의 출시 년도,

10은 그냥 제 윈도우가 10이라서 넣었습니다 ㅎ;;;

이 장면, 사실 합성입니다.

 

한을 하나만 더 풀자면,

원래 저 장면에는

델타룬 팬들 사이에서 '마이크'로 통용되는 "FRIEND.spr"의 사진이 들어갔어야 했습니다.

이후 색보정 처리에서 안보이게 된건지, 레이어를 끄고 영상 추출을 한 건지 합작본에서는 안보이더라고요.

우연찮게 다른 이스터에그도 찍혔네요.

 

각 인물 소개 파트에서 배경에 사용된 도형 패턴의 각이 하나씩 줄어드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이는 이호성 - 死각형에 맞추기 위한 빌드업입니다.

이 장면, 

사실 배경이 스팸톤 대가리입니다.

저 줄, 비둘기에 맞춰서 9개로 지정되었습니다.

해당 연출은 리듬게임 '리듬세상 더 베스트 플러스'에서 아이디어를 발췌했습니다.

피피스가 트로피카나가 되었습니다.

대미지 수치는 각각 해당 소스의 상징성이 드러나는 숫자

(팔도와 발음이 유사한 85, 死死死, 모형탑의 높이인 11)

로 구성했습니다.

 

제가 설명해드릴 수 있는 이스터에그는 이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어떻게 디테일들 잘 살렸는지 모르겠네여


 

기타


그냥 저기에 따로 못 넣을 거 같은

하고 싶은 말들 적었습니다.

 

사실 원본 스프라이트 구하는 게 굉장히 빡셌습니다.

12월 이전까지 아는 방법이

https://www.spriters-resource.com/pc_computer/deltarune/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스프라이트 시트를 다운하고, 그 시트를 

https://ezgif.com/sprite-cutter

따로 자르는 곳에서 해당 스프라이트만 잘라 
https://lospec.com/pixel-art-scaler/

그 스프라이트를 위 사이트에서 키우면 스프라이트 한 개가 완성됐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따구로 다 했냐고요?

 

이따구로 안했으니까요.
https://www.youtube.com/@OctoYT

 

Octo

I'm doing Deltarune Animations ! And also an editor for Underevent Looking for people to help on the project, anyone if you think you have any talent that could be useful ! Discord : Octo#4074 if you are interessed Twitter : https://twitter.com/Octo1817661

www.youtube.com

이분의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평소 델타룬/언더테일의 스프라이트로 애니메이션을 만드시는 외국 분이신데, 

제 허접한 영어로 한번 접선을 시도해 보았었습니다.

아주 다행이도 octo님은 겁나너무너무너무 친절하신 분이셔서,

제 허접한 영어 실력에도 친절히 응해주셔서
델타룬 전체 스프라이트 추출법을 제게 알려주셨습니다.
이분 없었으면 합심일체가 봄에 투고됐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알러뷰
내 파트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본래 "4초만 기다리랑께" 부분은 얼티메이트 힐로 구성됐습니다.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소모되는 에너지는 엄청난데 비해 회복량은 2인

그냥 뻘짓 스킬입니다.

허접한 스킬 사용 이후에 스팸톤이 웃는 연출이 어울려 원래 이렇게 구상되었지만,

효과음을 들어보니까 공격 효과음이더라고요??

그래서 공격을 한 다음에 공격 수치로 4가 떴어야 했는데...

제가 시간이 없어서 못만들었습니다

다음은 MADE IN CYWORLD과의 연관성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작품의 연관성은

그냥 우연의 일치입니다.
22년 9월 쯤이었나, 비둘기 공모전이 열린 것을 보고 그때 당시 그냥 꼴리던 MADE IN HEAVEN을

비둘기로 합성했을 뿐이지, 의도한 점이 단 1도 없긴 했습니다.

그런데 영상 올리고 왼쪽의 댓글 보니 합심일체가 생각나 아뿔싸 외치긴 했습니다.

이쯤되면 그냥 공식 빌드업으로 채용할까봐요.

 


끝!!


합심일체 합작에 참가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합성한지 거의 2년 되면서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해보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이 해서 꽤 즐거운 합작이었던 거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이 몇 개 더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 생각 안 나는 거 보면

이제 그냥 마음에 묻어두렵니다.

 

합심일체의 시대가 올까요?

 

글쎄요, 근데 그런 시대가 오면, 합심일체는 거기에 없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